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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성폭행, 여자들은 침묵을 깼다

캐나다 배우 세라 폴리의 연출작 ‘위민 토킹(Women Talking)’은 95회 아카데미시상식 작품상과 각색상 후보에 올라 있다. 캐나다 작가 미리암토우즈의 동명 소설이 영화의 원작이다.     ‘위민 토킹’은 성폭행에 희생당하는 여성들이 침묵을 깨뜨리고 공동체를 형성, 정의가 어떻게 실현되는지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실제로 2005년부터 2009년 사이 볼리비아 식민지 메니토바 지역에서 일어났던 130건의 성폭행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영화는 소설이나 실제 사건과는 달리, 시기와 장소를 명시하지 않는다. 등장하는 여성들이 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 사실과 그들의 복장으로 보아 북유럽의 메노나이트 농경 공동체 마을인 듯 보인다.   악마가 출현하여 여성들을 성폭행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었다. 여자들은 팔에 밧줄로 묶여 있던 자국이 있고 머리가 흐트러진 채 눈을 뜬다. 침대 시트에 피와 정액이 묻어 있다. 그러나 이들은 전날 밤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다 마을의 일부 남성들이 동물 마취제를 사용, 여성들의 의식을 잃게 하고 성폭행을 자행해왔음이 밝혀진다. 마을 원로들은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피해 여성들의 히스테리나 거짓말로 치부하고 교묘히 성폭행한 남성들을 용서하도록 유도한다.     남자들이 마을을 떠나 있는 동안, 여성들이 모여 비로소 자신들이 성폭행을 당해 왔음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이제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여전히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남자들에 저항해 투쟁하거나 마을을 떠나거나 하는 선택의 갈래를 놓고 고민한다. 암울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면서도 피해 여성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이유는 메노나이트(재세례신앙)의 교리 때문이다.     용서는 메노나이트 신앙의 핵심 교리이다. 강간범을 용서하지 않으면 천국에 갈 수 없다는 믿음 때문에 여자들은 남자들을 법정에 세우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른 가족들을 위해 끝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영화 제목 ‘말하는 여성들(Women Talking)’이란 말할 수 없는 일이 있었음을 전제한다. 세상사에 무지한 여성들을 상대로 자행된 이 끔찍한 성폭행 사건은 임신부 오나(루니 마라)의 용기로 인하여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영생과 사랑의 종교 기독교 공동체 안에서 벌어진 일이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김정 영화평론가성폭행 연쇄 연쇄 여자들 피해 여성들 사용 여성들

2023-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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